1. 이 작은 찻잔 하나가 500억?
오늘 소개할 고미술품은 작은 도자기 술잔이다. 높이 4cm,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이 작은 잔 하나가 2014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당시 약 360억 원(2억 8,124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2025년12월 현재의 환율 가치로 환산하면 술잔 하나가 약 500억원에 달한다. 낙찰자는 중국의 금융 재벌 류이첸(Liu Yiqian) 회장이었다. 금융인의 관점에서 이것은 '가장 완벽한 대체 투자 자산'이며, 서예가의 관점에서 이것은 '도자기 위에 그려진 절정의 회화'이다. 오늘 우리는 명나라 황제의 찻잔, <명대 성화년 투채 계항배>를 통해 부와 미학의 본질을 알아 본다.

중국 허난미술출판사(Hunan Fine Arts Publishing House)에서 2015년에 발행한 《2015古董拍卖年鉴——瓷器卷》(2015년 골동품 경매 연감 - 도자기 권)
2. 흙으로 빚은 다이아몬드, 그 희소성
"돈은 가치를 쫓지만, 진정한 가치는 시간을 견뎌낸다."
이 잔이 그토록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뱅커의 시각에서 분석한 핵심 투자 포인트는 첫째, '극단적 희소성(Scarcity)'이다. 전 세계 단 19점, 현재까지 알려진 진품은 전 세계 20점 미만. 그중 개인 소장품은 단 4점에 불과하다. 시장에 나오는 순간 부호들이 백지수표를 들고 달려드는 이유다.
둘째, 인플레이션 헷지(Hedge)이다. 화폐 가치는 떨어지지만, '계항배'와 같은 최상위 등급의 고미술품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가치가 우상향 한다.
셋째, 유동성이다. 일반 부동산보다 매각은 어렵지만, 글로벌 옥션이라는 확실한 출구 전략(Exit Strategy)이 존재한다. 류이첸 회장이 이 잔을 낙찰받고 그 자리에서 차를 마신 퍼포먼스는 단순한 과시가 아닌, "나는 역사를 소유했다"는 강력한 부의 선언이었다.

류이첸이 3,600만 달러 짜리 찻잔으로 차를 마시는 장면
<출처 : https://cfileonline.org/marketplace/>
3. 투채(鬪彩)의 미학(전문가 의견)
"선의 기세와 색의 조화, 그 속에 담긴 황제의 철학."
싸우듯 어우러짐 : 투채는 유약 아래의 청화(푸른색)와 유약 위의 채색이 서로 다투듯 화려하게 어울린다는 뜻.이다.
여백의 미와 균형 : 지름 8.5cm의 좁은 화폭에 수탉, 암탉, 병아리를 그려 넣었다. 닭(鷄)은 중국어로 길(吉)과 발음이 같아 길상(부와 행운)을 상징한다.
선의 흐름 : 명나라 성화제 시기의 도자기는 소박하면서도 선이 부드럽다. 서예의 붓놀림처럼 유려하면서도, 황실의 위엄을 잃지 않는 절제미가 돋보인다.
4. 지인이 소장한 계항배 한쌍의 품격
최근 필자의 지인(유명 예술인)이 자신의 소장품 중 조그만 술잔 한쌍을 의뢰해 왔다.
이 작품은 베이징 진위안 서양 도자기 연구센터로부터 공식 인증을 획득한 상태이며, 현재 홍콩 소더비측에 감정평가 의뢰 중이다.
감정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 이 작품은 명대 청화 녹채 운룡문 잔 한 쌍은 당대 도자기 예술의 정교함과 섬세한 미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수작이다. 이 도자기는 청화(Blue)와 녹채(Green)라는 이질적인 안료 기법을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명대 장인들이 추구했던 기술적 완벽함의 증거다"
"높이 4cm, 입구 지름 8.5cm의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견고한 바닥 처리가 돋보이며, 완벽하게 균형 잡힌 기형을 갖추었고, 이러한 고난도 기술의 조화와 희소성은 이 잔을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 걸작이다,"


<감정평가 주요 내용>
명칭 : 명대 성화년 투채 계항배 (明代成化年鬪彩鷄缸杯)
시대 : 명나라 성화(成化, 1465~1487) 연간
크기 : 높이 4cm / 구경 8.5cm
기형(그룻의 자태) : 얇고 투명한 태토(몸체), 입술이 닿는 구연부의 섬세한 곡선.
관지(작가의 서명/제작정보) : 바닥면에 쓰인 대명성화년제(大明成化年製)는 힘이 있으면서도 단아한 정자체다


5. 그렇다면 이 한쌍의 추정 가치는 1,000억 원인가?
단순한 덧셈을 넘어선 '프리미엄(Premium)'의 미학"
앞서 언급했듯, 2014년 류이첸 회장이 낙찰받은 계항배 '단 한 점'의 현재 가치는 환율을 고려할 때 약 500억 원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필자의 지인이 소장한 이 완벽한 '한 쌍(One Pair)'의 가치는 산술적으로 1,000억 원에 달하는가?
뱅커의 계산기는 'Yes'를 가리키지만, 고미술의 세계는 그 이상이다. 희소성의 승수 효과는 금융 시장에서도 합병(M&A) 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듯, 고미술 시장에서 완벽한 보존 상태의 '한 쌍'은 단품 두 개의 합보다 훨씬 높은 프리미엄(Premium)이 붙는다. 음과 양의 조화, 즉 '짝'을 맞추는 것을 중시하는 동양의 미학적 가치 때문이다. 이 계항배 한쌍의 재 감정 평가 결과가 너무나 기대 된다.
많은 이들이 필자에게 묻는다.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하나?"
30년간 돈의 흐름을 지켜본 필자는 이렇게 답한다.
"돈을 모으는 것은 기술이지만, 그 돈을 지키고 폭발적으로 증식시키는 것은 안목(眼目)이다."
당신은 당장 1,000억 원짜리 보물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하는 '눈'은 가질 수 있다. 흙으로 빚은 그릇을 보석으로 알아보는 그 통찰력이야말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비즈니스든 당신을 진정한 부의 길로 인도할 나침반이다.
이 계항배 한 쌍은 1,000억 원이라는 화폐 가치를 넘어, '알아보는 자'만이 소유할 수 있는 부의 시그널(Signal)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경영철학을 쓰는 뱅커 서예가 화정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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