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및 경영 (Business & Management)/서예에 담긴 기업가 정신

[리더십 필독] 봉산개도우수가교, 막힌 길도 뚫어내는 해결사의 태도

rich_Kim 2025. 12. 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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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개도우수가교 (逢山開道遇水架橋),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라
逢山開道遇水架橋 봉산개도우수가교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라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 137×34cm

1. 30년 금융인이 목격한 위기 극복의 비밀

인생을 살다 보면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산을 마주하거나, 건널 수 없는 깊은 강물 앞에 서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사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개인적인 목표가 벽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쉽게 좌절하고 포기를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30년 넘게 치열한 금융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진정한 리더와 승부사는 절망의 순간에 남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그 해법은 바로 '봉산개도 우수가교'라는 여덟 글자에 숨어 있었다.

2. 뜻풀이 :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주문

험준한 산맥 사이로 힘겹게 길을 내고 있는 고대 군사들의 모습 혹은 거친 강물 위에 임시 다리를 놓고 건너가는 역동적인 묵화(수묵화) 이미지
< 험준한 산맥 사이로 힘겹게 길을 내는 고대 군사 >

봉산개도 우수가교 (逢山開道 遇水架橋)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라"

이 말은 단순한 고사성어가 아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강력한 행동 강령이자, 혁신적인 사고방식의 결정체이다.

유래는 중국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적벽대전에서 대패하고 쫓기던 조조가 퇴로가 막힌 절체절명의 순간에 외쳤던 명령이었다. 패배의 늪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훗날을 도모하겠다는 처절한 생존 본능과 불굴의 의지가 담겨 있다.

3. 사례 : 모두가 반대했던 '송해 광고'의 기적

정장을 입은 리더가 창밖을 응시하며 고뇌하는 실루엣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을 표현

이 고사성어가 현대 경영에서 어떻게 적용될까?

필자가 IBK기업은행에서 근무하며 직접 목격한 조준희 전 은행장의 사례는 봉산개도 정신의 정수(精髓)였다. 당시 기업은행은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대중의 인식이 강했다. 자금 확보를 위해 개인 예금이 절실했지만, 이 고정관념은 건너기 힘든 깊은 강물과도 같았다.

이때 조준희 행장은 파격적인 선택을 한다. 바로 국민 MC 송해 선생님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었다.

"너무 촌스럽다", "이미지가 올드하다" 조직 안팎의 반발은 거셌다. 광고 회사를 다니는 행장의 딸조차 반대할 정도였다. '통념'이라는 거대한 산이 앞을 가로막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준희 행장은 확신했다. 화려한 영상미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젊은 모델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송해 선생님의 호소력이 막힌 길을 뚫어줄 유일한 다리라고 믿었다. 그는 반대를 무릅쓰고 투박한 텍스트 위주의 광고를 강행했다.

4. 결과 : 간절함이 만든 드라마 

기업은행 본점 이미지 또는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광고 문구 이미지

  결과는 어땠을까? 그야말로 초대박이었다.

  "국민 여러분!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그리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이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호소는 전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어르신부터 청년까지, 기업을 살리겠다는 애국심에 반응하여 예금을 들고 찾아왔다. 기업은행은 '은행' 하면 떠오르는 최초 상기도 1위에 올랐고, 송해 선생님은 광고 대상을 받았다.

조준희 행장은 저서 <송해를 품다>에서 자신을 지탱해 준 두 가지로 '꿈'과 '간절함'을 꼽았다. 길이 없으면 만들고, 다리가 없으면 놓겠다는 그 간절함이 꽉 막힌 인식의 벽을 허문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은행 창구 앞에 줄을 서 있는 활기찬 모습이나, 그래프가 급격하게 우상향하는 이미지를 통해 폭발적인 성과와 성공을 시각화. 밝고 희망찬 분위기

5. 당신의 산과 물은 무엇인가

봉산개도 우수가교는 지금 우리에게 묻고 있다.

"지금 당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은 무엇이며, 건너야 할 물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문제 앞에서 환경을 탓하고 자원 부족을 탓하며 주저앉는다. 하지만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힘들다"는 말은 스스로 퇴로를 만드는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조조가 적벽의 화마 속에서 길을 냈듯, IBK기업은행이 편견을 깨고 국민의 마음을 얻었듯, 해결책은 결국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실행력' 속에 있다.

앞이 꽉 막혀 있나? 그렇다면 지금 당장 삽을 들고 길을 내라. 내가 밟는 곳이 곧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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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철학을 쓰는 서예가 화정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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