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서예

취묵성필(醉墨醒筆), 취한 먹물과 깨어 있는 붓

RichKim1 2025. 5. 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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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묵성필
작품 규격 :  137×34cm, 화선지에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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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墨醒筆 (취묵성필), 취한 먹물과 깨어 있는 붓, 서예 정신의 정수

서예는 필법도 중요하지만, 글씨에 감정과 혼이 들어가야 한다. 있는 힘을 다해서 붓대를 꽉 잡고, 무거운 쇠구슬이 농구공처럼 튀어 오르듯 힘있게 탄력적으로 써야 한다. 역입과 수축 등을 하면서 붓털이 풀어졌다 모여지며 붓의 모든 면을 다 쓴다. 나아가 바위를 뚫는 에너지(氣)를 모아 붓이 종이를 스쳐 지날 때마다 소리가 나야 한다. 아무리 작은 한 점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되 획은 이어져서 분리되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 획은 힘이 응축되어 물이 고이는 느낌이어야 한다.(二井 李東泉 선생 가르침)

작품 창작에 임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먼저 먹을 최소 3,000번 이상, 느리지만 쉼 없이 정성껏 갈아 먹 본연의 깊고 맑은 색, 즉 현묘한 빛깔을 얻는다. 이 고요한 연묵(硯墨)의 시간 동안,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묵향(墨香)에 심취(醉)하며 다가올 작품의 글씨와 그 안에 담길 정신세계를 깊이 명상한다.

이윽고, 붓(筆)을 잡는 순간, 명상의 침잠에서 깨어나(醒) 고도로 집중된 의식 속에서 응축된 기(氣)와 혼(魂)을 각 필획에 온전히 불어넣는다. 마치, 천리마가 거센 물살을 가르며 질주하듯, 그 웅장하고 역동적인 기세로 운용되는 붓은 마침내 바위를 뚫는 듯한 강력한 정신적 에너지를 발산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이러한 창작의 자세는, 작지만 위대한 기업들이 마치 흐르는 물처럼 끊임없이 혁신하고 정진하는(川流不息) 모습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그들은, 고인 물은 반드시 부패하고 만다는(積水易腐) 만고불변의 이치를 깊이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기치 않은 위기와 새로운 기회의 도래에 항상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늘 준비된 자세로 깨어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한다.

二井 李東泉 선생 문하에서 마명사비(馬鳴寺碑, 523년), 석문명(石門銘, 509년), 수우산(水牛山) 문수반야경비(文殊般若經碑, 550~577년경) 등 북위(北魏) 해서를 바탕으로 예서는 광개토대왕비(414년), 태산경석욕금강경(泰山經石峪金剛經, 550~559년경), 하승비(夏承碑, 170년), 사신비(史晨碑, 169년), 화악송(華嶽頌, 567년) 등을 배우고 행서와 초서는 왕희지 글씨, 전서는 석고문(石鼓文, B.C.475~B.C.221) 등을 익혔다.

二井 李東泉(이정 이동천) 선생

국내 유일한 미술품 전문 감정학자.
중국 최고의 서화감정가인 고 양인개(楊仁愷양런카이, 요령성박물관) 관장의 수제자로, 북경 중앙미술학원에서 감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요령성박물관 연구원으로 근무. 서화감정학 연구와 지도를 통해 중국 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가로 손꼽힐 만큼 그 권위와 실력을 인정받고 있음.

중국 심양이공대 교수를 거쳐 2001년 국내 처음으로 명지대 대학원에 예술품감정학과를 개설, 주임교수를 역임했으며, 같은 해 예술의 전당에서 진작과 위작을 대비한 ‘명작과 가짜명작’전을 기획, 전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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