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및 경영 (Business & Management)/서예에 담긴 기업가 정신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세는 세상을 덮을 만하다

RichKim1 2025. 5. 2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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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세는 세상을 덮을 만하다
力拔山氣蓋世 역발산기개세 137×34cm

 

역발산기개세, 단순한 힘을 넘어선 시대적 요구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세는 세상을 덮을 만하다"는 이 말은 중국 초나라 항우가 해하 전투에서 포위되었을 때 읊은 해하가(垓下歌)에서 유래한다. 단순한 물리적 힘을 넘어, 한 시대를 풍미하고 세상을 압도하는 엄청난 능력과 정신력을 의미하는 이 사자성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고전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감탄은 그 속에 담긴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과 시대적 상황을 관통하는 지혜 때문이다. 특히 현대 사회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에 개인과 조직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거 영웅들의 역발산기개세와 같은 압도적인 역량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나는 이 고사성어를 접하며 단순히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어떤 자세와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선, 문제 해결 능력과 세상을 보는 통찰력,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도 도전하는 불굴의 의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웅장한 산을 배경으로, 한 인물이 강인한 기세로 서 있는 모습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역발산기개세, AI와 일기당천의 인재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마치 성난 파도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이다. 과거 산업 시대에는 대규모 인력과 자본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소수의 핵심 인재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여기서 역발산기개세의 현대적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일기당천(一騎當千), 즉 한 명의 기병이 천 명의 적을 상대한다는 말처럼, 뛰어난 인재 한 명이 수천, 수만의 평범한 인력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다. 항우가 3만 명으로 유방의 60만 대군을 격파했던 것처럼, 오늘날 AI 기술은 이러한 일기당천의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실제로 최근 필자의 지인이 자문했던 한 딥테크 스타트업의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에 능통한 단 한 명의 엔지니어가 보여준 역량은 놀라웠습니다. 그는 최신 AI 모델을 활용하여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프로토타입 제작부터 핵심 알고리즘의 초기 코드 생성, 심지어 테스트 케이스 초안 작성까지, 과거라면 여러 전문 분야의 개발자 대여섯 명이 족히 한 달은 매달렸을 작업을 불과 며칠 만에 완성해냈습니다.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시안과 기능 구현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시각화하고 검증함으로써, 최종 결과물의 혁신성과 완성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마치 강력한 AI라는 신무기를 장착한 개인이 발휘하는 현대판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를 목격하는 듯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미래 사회에서 진정한 인재의 모습이 무엇일지, 그리고 기술이 인간의 잠재력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안겨준다.


인재를 얻는 지혜, 호설암의 가르침과 현대적 적용

그렇다면 이러한 역발산기개세의 역량을 가진 인재는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하며, 또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까? 중국의 전설적인 거상 호설암(胡雪巖)의 말은 여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능력 있는 사람을 찾으면서 돈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말로 걸출한 인재를 얻으려면 돈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情)과 의(義)로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진정한 인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 경영에서도 매우 중요한 통찰이다.

과거 필자가 몸담았던 거대 은행의 인사부서는 마치 값비싼 미끼만 던져놓고 정작 어항 속 물은 갈아주지 않는 격이었다. 업계 최상위 연봉이라는 황금 미끼에도 불구하고, 관료적인 조직 문화와 개인의 성장을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핵심 인재들은 더 나은 생태계를 찾아 이탈하곤 했다. 이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았다. 반면, 최근 필자가 협업 하며 깊은 감명을 받은 한 ESG 선도 중견기업의 사례는 정반대였다. 그곳은 연봉이라는 외형적 보상을 넘어, 구성원들이 우리라는 강력한 공동체 의식 속에서 회사의 숭고한 비전을 함께 실현해나가는 내재적 동기를 극대화하는 문화를 구축했다.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처럼, 인재들이 스스로 뿌리내리고 성장하며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탤런트 마그넷(Talent Magnet) 효과를 창출하며, 오히려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낮은 이직률을 넘어 자발적으로 유입되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는 호설암이 말한 정(情)과 의(義)가 단순한 감성적 접근이 아니라, 인재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고 조직에 대한 강력한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금전적 보상은 기본이지만, 그 이상으로 인재의 영혼을 움직이는 가치를 제공할 때 비로소 조직 전체가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따뜻한 색감의 배경에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악수하거나 토론하며 협력하는 모습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이 모든 논의의 핵심을 관통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시스템이 등장하더라도, 그것을 창조하고 활용하며 가치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역발산기개세라는 고사성어가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시대와 상황은 변할지언정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력은 뛰어난 개인의 역량과 불굴의 정신에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항우와 같은 영웅적 인물, 혹은 AI와 같은 혁신적 기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나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학습과 도전을 통해 나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동시에 호설암의 지혜처럼 '정(情)과 의(義)'를 바탕으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인재가 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추구해야 할 역발산기개세의 참된 모습이며,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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